어제 부활 성야 미사 30분 전,
한 성가 봉사자가 빛의 예식 때
“하느님, 감사합니다.”
신자들이 해야 할 응송을 연습시켰다.
나는 성가대가 리드만 제대로 한다면
웬만한 음조의 응은 바로 따라 할 텐데
굳이 저렇게 소란을 피워야 하나?
전례가 무슨 의전인가, 예행연습을 하게.
왜 미사를 연출하려드나.
저 사람은 마이크 잡고 싶은 본능인가,
아니면 혹시 봉사자 지들이 준비가 덜 돼
불안해서 저러는 건 아닌가?
왜 미사 준비를 하는 나를 방해하나.
결국 옆자리 자매님에게 흉을 봤다.
그러나 오늘 아침 눈을 뜨고 가만,
내가 미사 준비를 방해 받는다는 교만이
그 자매님의 미사를 진짜 방해하지 않았나?
이 생각에 미치자 몹시 부끄러워졌다.
기본적 조건도 갖추지 않고, 복권도 사지 않고
당첨을 바라는 어리석은 자처럼
언감생심 부활을 바라서야 하겠는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