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어머니는 아버지를 모신
자리나 바로 옆 당신의 자리
모두 마뜩잖게 생각하셨다.
묏자리로 솔가지가 볕를 가려
후손들에게 좋을 리 없다는
풍수설을 믿으셨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식들이 미덥지
않으셨는지 무화무덕이라며
당신과 아버지, 옆동네 계신
할머니 모두 화장해 뿌리고
제사도 말것을 당부하셨다.
그래도 그럴 수 있나,
납골당으로 모시겠다고 하자
그러면 할머니 계신 자리가
종일 볕이 든다시며 거기
가족 납골묘지를 허락하셨다.
어머니는 시집살이의 한을
풀지 못한 분인데 죽어서도
시어머니와 같이 있고 싶지
않았겠지만 자손들을 위해
희생하는 심정이셨으리라.
모든 준비를 마치신 다음
위독해지자 비로소 어머니는
대세를 받으시고 선종하셨다.
오마니, 주님과 함께 머무는
그 자리가 명당이야요.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