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면서 귀차니즘과
결단력 결여로 버리지 못한
계륵같은 살림들을 한군데
때려 박다 보니 방 하나가
아예 골방이 되고 말았다.
어느날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하듯 다락방을 찾아내
골방 물건들을 싹 치우고
같잖게도 기도방을 꾸몄다.
아시다시피 공부방 내놔라
떼쓰던 녀석 소원 들어주면
어디 제대로 하고 있던가.
아니나 다를까 낮잠이나
때리다 눈뜨면 시시껄렁한
유튜브나 친구맺고 있으니
양심상 기도방이라 하기가
사실 민망해져 버렸다.
해서 놀이방이라 실토하고
편하게 지내자 마음먹었다.
주님, 기도를 놀이삼아
영혼의 잡동사니를 비우는
영적 골방이 되게 하소서.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