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밑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집이 무너질 것을
예비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비록 그런 현인은 못되지만
우리집 아이들의 성호경
자세가 허물어지는 꼴을 보며
나는 불신앙을 우려했다.
평일 의무 축일미사의 경우
설득과 부탁을 반복하다
협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니나 다를까 이사를 하고
성상을 모셔 제대를 꾸미자
딸아이가 “무당집 같다”며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가.
영적 은사이신 신부님께
이 심각한 상황을 타전하며
처방을 주십사 여쭈었다.
드디어 신부님의 비책.
“말로 권고하는 것이 더 이상
소용이 없을 때는 기도하고
고통을 봉헌하는 수 밖에요.”
다 커버린 자식들 이제는
기도로써 훈육하라는 말씀.
“스스로 지키고 가르치는 이는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마태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