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어머니의 모든 당부 말씀을
나는 밀도 있는 간섭으로 여겼다.
사춘기 때야 그렇다 쳐도 군대를
다녀오고 장가를 가 분가한 뒤로
그 밀도가 오히려 더 촘촘하셨다.
특히 어머니는 나의 머리염색에
관심이 지대하셔서 한 달쯤이면
반드시 실시 여부를 확인하셨다.
일절도 듣기 힘겨운데 귀밑 쪽을
더 신경 써라 이절 삼절이셨는데.
아아, 어머니 가시고 나서 인제야
그것은 밀도 있는 사랑이셨구나!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루카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