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의 사무실 봉사를 할 때이다.
어느 월말 재정 수입지출 마감을
하고 보니 64전이 틀리지 않는가.
그때는 전산화 전 수기 장부였다.
몇 번이나 계산기를 두들겨 봐도
가감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서너 시간 이상 끙끙대며 한달치
모든 수입 명세서와 지출 전표의
액수를 장부 숫자와 샅샅이 대조,
찾고 보니 기장 실수였던 것이다.
하느님께 닿고자 하는 신자들의
정성이 비록 끝전인들 모자르랴.
놓치면 큰 죄를 짓는 심정이었다.
그날 사무실을 나서며 바라봤던
하늘은 정말 넓고 푸르렀지 아마.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루카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