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8년 2월 11일 프랑스 남서부지방
산골 마을의 동굴, 14살 얼뜨기 소녀
앞에 홀연히 나타나신 하늘의 귀부인.
소문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오자
시골 본당 신부는 소녀를 윽박질렀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여쭤봐라.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인
그날 소녀는 다시 그 동굴로 달려갔다.
네 차례 간청한 끝에 비로소 귀부인은
눈을 하늘로 향한 체 양 손을 벌였다가
모으며 “임마쿨레 콩셉시옹(Immaculata
Conceptio: 나는 원죄 없는 잉태이다).”
소녀는 글을 익히지 못한데다 머리도
나빠서 혹시나 그말을 잊어버릴까 봐
수없이 되뇌며 사제관으로 내달렸다.
글도 뜻도 전혀 모르는 소녀의 전갈에
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여!
본당 신부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후 영혼이 맑은 소녀 베르나데트는
수녀가 되었고 서른다섯 젊은 나이로
천국문에 들기까지 루르드의 수많은
기적보다 훌륭히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성모님 발현을 삶으로 증거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