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의 절창 ‘꽃구경’은
어떤 모자의 고려장 얘기이다.
봄날 꽃구경 간다고
좋아라 아들 등에 업힌 어머니
마을과 들을 지나
산자락 휘돌아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고
한 움큼 한 움큼
길바닥에 솔잎을 뿌린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헤멜까 걱정이구나.”
오늘 최후의 만찬,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심정이 바로
솔잎을 뿌리는
모정(慕情) 아니셨을까?
먼데 올리브 산 석양이
솔가지에 걸린 마지막 날.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다.”(요한 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