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들의 전통 중 말자상속이 있다.
핵심은 장자순으로 재산을 분배해 내
보내고 말자에게 본가를 주는 것이다.
가장이 죽어야 물려받는 말자의 것은
실제 쭉정이일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유산이 왕권이나 그룹 경영권
이라면 미리 챙겼어도 얘기가 다르다.
초기 조선왕조, 현대그룹과 삼성그룹
승계 과정에 터진 소위 ‘왕자의 난’은
모두 형들의 불만이 만든 사건이었다.
태조 이성계가 막내 이방석을 세자로
앉히자 5남 이방원이 반란을 일으켜
왕좌를 꿰찼고, 왕회장 정주영이 5남
정몽헌에게 건설과 전자 핵심 사업을
배분하자 당시 별볼일 없던 자동차를
받은 장자 격인 정몽구가 속을 채우려
아우와 엎치락뒤치락 난동를 부렸고,
진작 이병철의 눈 밖에 났던 이맹희가
아버지와 승계한 막내 이건희를 치기
위해 고소고발로 난리를 쳤던 것이다.
비록 오두막 한 채이지만 부모님께서
남겨둔 가산을 5남매와 똑같이 나눈
아름다운 장자가 하나 있으니 말이다.
유산으로 동기간 우애를 더 많이 상속
받았기 때문인데 이건 차마 내 얘기라
더 입을 열지 않는 게 예의 아니겠는가.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루카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