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은 집 뒤란 추녀 끝에 세워져서
불을 지피면 연기가 방고래를 타고
화기와 함께 구들장을 데우고 나와
쏙 빠져나가는 온돌집 필수장치다.
함경도와 강원도 북부지역 굴뚝은
온기를 더 보존하기 위해 높고 남쪽
지방은 지붕 아래쯤 낮게 자리한다.
동네 아이들과 실컷 놀다 어둑어둑
땅거미 지는 멀리 우리집 굴뚝으로
길게 연기가 솟아오르면 그것은 밥
먹어라! 부르는 엄마의 손짓이었다.
이윽고 장독대 옹기들처럼 머리를
맞대고 우리 식구는 저녁을 먹었다.
굴뚝 연기는 엄마 사랑의 징표였다.
지금도 귀갓길 내 마음속 굴뚝에선
엄마 손짓 같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콜로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