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종 신부님은 경기도 성남시에서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푸른 눈의 이탈리아 출신 선교사이다.
빈첸시오 보르도(Vincenzo Bordo)가
본명인데 김대건의 ‘김’과 ‘하느님의
종’에서 ‘하종’을 따 개명했다고 한다.
신부님이 가난한 이들에게 헌신키로
마음먹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있었다.
한국에 들어와 2년 되던 1992년 가을,
빈민 사목 중에 어떤 장애인을 만났다.
그 장애인은 오래된 집 지하의 어둡고
곰팡내와 악취가 진동하는 방에 꼼짝
없이 누워 지내는 50대의 남성이었다.
20대 때 하반신이 마비되어 30년 넘게
그렇게 홀로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식사는 누군가 주면 먹고 아니면 굶고
대소변은 요강으로 해결하며 말이다.
신부님은 안타까운 심정에 방 청소와
설거지를 하였고 형제님 곁에 앉았다.
그때 갑자기 그분을 안아주고 싶었다.
“안아드려도 될까요?” “네, 신부님.”
그 순간, 역한 냄새에 구역질이 났다.
동시에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평화와
기쁨이 차오르며 한 음성이 들렸는데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1요한 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