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청

사랑의길 on 02/03/2020 10:55 AM

 

 

생업을 핑계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할 때

흔히 ‘목구멍이 포도청이다’라고 외친다.

절박함의 강도에 따라 호소력도 비례하겠지만

이 말은 최소 어떤 게면쩍음,

심하면 불법마저 덮어버리려는 듯 해서

아무래도 변명이나 핑계로 들리기 쉽상이다.

오늘 데카폴리스 지방 사람들이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마르 5,17) 청하고 있다.

그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었기 때문이다.

쫓겨간 더러운 영보다 돼지 이천 마리를 잃어버렸기에

생업의 위기를 느꼈다.

 

나 역시 돼지 이천 마리를 아까워 한적이 많지 않았던가.

장사를 할 때 흠집난 물건을 숨겨 팔았고,

택시노동을 하면서 지름길을 두고 돌아갔고,

세금혜택을 더 받으려 소득을 줄여 신고해

더러운 영의 지배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생업을 핑계로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 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