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도, 할 일도, 오락도,
집착하는 일도 없이 완전
휴지 상태에 있는 것처럼
견디기 어려운 일은 없다.
이때 인간은 허무와 소외,
무력감과 공허를 느낀다.
그리고 우울, 번민과 비참,
원망과 절망이 차 오른다.”
파스칼이 ‘팡세’에서 인간의
권태를 이렇게 지적했지만
어떤 이는 뉴턴이 사과나무
밑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아르키메데스가 욕조로
뛰어들다 부력의 법칙을
떠올렸듯이 권태는 창조의
예열 상태라고 하지 않나.
코로나의 권태가 좀 길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오늘 그게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고 선언하신 예수님,
저는 그 칼로 이 권태감을
뭉텅, 잘라 내고 싶습니다.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마태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