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하와이로 이주한 첫 12월의
어느 새벽녘 등짝이 시려 잠을 깼다.
해가 진 12월에도 괌은 낮의 열기가
남았지만 하와이는 그게 아니었다.
지붕 아래 사면 벽 안 양말을 신고
이불을 덮은 나도 이렇게 찬데 전날
마주쳤던 그 홈리스는 어찌 됐을까?
찬 바람 이슬은 피했더라도 맨바닥
한기는 무슨 수로 견딘다는 말인가,
걱정이 돼 잠을 더 청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내 가엾은 마음은 그걸로 끝.
거기에 마땅한 행동이 따르지 않는
연민은 저 혼자 잘난 감정소비일 뿐.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 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