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딸아이가 코로나 감염 의심으로
1박 2일 동안 네 식구가 난리를 치뤘다.
당장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각자 방
안에서 끼니를 때우고 어쩌다 눈을 서로
마주치면 깜짝 놀라 뒷걸음질치곤 했다.
벌써부터 두통이 있던 나는 화장실도 세
번이나 갔으니 영락 없는 감염 증세였다.
이제 식구 넷 둘러앉아 하하호호 웃으며
밥 먹는 것은 꿈, 특히 잘 때 방문을 꽁꽁
잠구던 딸이 활짝 열어놓고 있지 않는가.
그새 아이는 식구들 곁이 그리운 거였다.
"아!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들이 지금
코로나 의심으로 괴로워 하고 있습니다.”
중병 앓는 라자로의 여동생 마리아처럼
나는 가슴을 치며 주님께 다급히 외쳤다.
다음날 일찍 우리는 감염 검사를 받았고
천년 같이 긴 하루를 보낸 뒤 통보받기를
넷 모두 네가티브, 아무런 이상이 없다네.
영광,영광!알렐루야! 영광,영광!알렐루야!
오라, 그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랬지.
“먹든지 마시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사도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