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사랑의길 on 02/17/2021 08:49 PM

 

일제 때 영남지방 희대의 난봉꾼으로

이름 높던 김용환(1887-1946)은 안동

명문가 학봉 김성일의 13대 종손이다.

일대의 노름판엔 항상 그가 껴있었고

초저녁부터 판을 벌이다가 새벽녘에

판돈을 몽땅 거는 베팅이 주특기였다.

적중하면 판돈을 싹쓸이하고 그렇지

못하면 ‘새벽 몽둥이야!’ 고함을 쳐서

잠복하던 수하들이 몽둥이를 쳐들고

떼거리로 나타나 판돈을 싹 걷어갔다.

결국 노름행각으로 종갓집 전답 18만

(200억원)을 다 팔아먹고도 모자라

외동딸 시댁에서 받은 장롱 살 돈마저

날리고 사당 신주까지 팔아치우려다

문중 사람들이 겨우 뜯어말렸다 한다.

이러니 주변에서 얼마나 욕을 펐을까?

그러나 김용환은 20대 초반부터 의병

활동을 했으며 군자금 조달 단체에서

활약하다 체포되어 투옥된 적이 있다.

이후 그는 철저하게 노름꾼으로 위장,

종가 재산으로 독립자금을 댄 것이다.

임종 때 동지가 사실을 알리려고 하자

그는 당연한 일을 했다며 눈을 감았다.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