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전 학창 시절에 주먹다짐을 했던
두 친구가 빈소에서 만나 다시 붙었다.
“야, 그날 내가 주번인데 니가 청소 안
하고 도망가길래 내가 널 잡은 거 잖아.”
“야, 그게 아냐. 난 그날 담임한테 미리
말하고 허락을 받았단 말야. 울 엄마가
아프시다고 날보고 일찍 오라고 해서
내가 담임한테 청소 빼달라 했다니깐.”
“근데 니가 먼저 날 발로 찼잖아, 임마.”
“야, 인마. 서로 치고 받았잖아. 꼭 이제
와서 누가 먼저 찼는지 뭐 그게 중요해!”
“니가 먼저 안 찼음 쌈 안 났을 거 아냐?”
55년 만 70 노년에 한심한 리턴매치다.*
화해란 내 억울함을 푸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마태 5,24)
*김훈의 '연필로 쓰기' 중 '늙기와 죽기'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