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여름날 뉴욕의 경찰관 스티븐은
센트럴파크에 들어서자 떼를 지어 놀다
도망가는 한 녀석을 뒤쫓아가 붙잡았다.
당시 15세였던 녀석은 뒤로 돌아서 그의
머리와 목에 세 발의 총을 쏘고 달아났다.
48시간 동안의 수술과 처치로 의료진은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그를 살려냈다.
그러나 목을 관통한 총알은 척추에 닿아
팔과 다리를 못 움직일 뿐만 아니라 산소
호흡기 없이는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스티븐 부부는 기자회견을 자청,
소년을 용서하였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속에 자라는
복수심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분노는 감정 낭비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물론 힘들지만 그날이 떠오르면 ‘용서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달랩니다.”
주머니 속 먼지만 한 분노도 털지 못하는
내게 용서란 여전히 강매당하는 느낌인데.
“용서하여라.
그러면 용서받을 것이다.”(루카 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