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의 갑작스런 이임으로
교리를 시작한지 세 달만에
준비가 덜 된 채 세례를 받았다.
단 새신부님이 오시면 그만큼 더
추가교리를 받는 조건이었다.
지나간 3개월도 일을 핑계로
부부가 격주로 교리를 다녔기에
손색없는 나이롱 신자였다.
한달 후부터 새신부님께서
이스라엘 6,600년의 역사
성경을 교재로 보충을 하셨다.
그때 나는 창세기의 요셉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과 용서가 무엇인지
홍해를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기까지 40년 광야시기는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가 아니라
나이 사십 내 개인사임을 깨우쳐
겨우 신자 흉내를 낼 수 있었다.
오늘 요한의 세례만 알던 아폴로가
바오로의 제자 아퀼라 부부의 지도로
주님의 길을 더 정확히 포착했다.
마치 카메라의 촛점이 피사체를
콕 찝어 빨아당기듯.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에페 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