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김용태 요셉]
10년 전 1월 어느 새벽,
본당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원로 신부님이 야반도주(?)를
기획 실행하셨기 때문이다.
그날은 몇몇 교우들과 카할라의
일출을 보기로 약속한 날이자
사제수품 40주년 기념 겸
송별미사 바로 전날이었다.
동트기 전 아직 어둠 속에
신부님을 모시러 갔던 사람이
푸대자루 같은 배낭을 메고
장바구니만한 손캐리어 하나인
영감님을 목격하고 아연실색,
긴급 타전을 날렸다.
“비상, 실제 상황입니다!”
잠옷 바람의 주임 신부님이,
해돋이 때 뵙기로 한 신자들이
모두 한달음에 집결했다.
우리는 공항 안에서 동녘보다
더 붉게 눈시울을 적시며
신부님을 고이 놓쳐 드렸다.
“내가 밤낮 쉬지않고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십시오.”(사도 20,31)
오늘 에페소 교회 원로들이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를
배 안까지 배웅하고 있다.
이제 원로 사목자이신
김영교 베드로 신부님,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려
이임하는 본당마다
그런 전설을 남기셨다면서요?
“모든 면에서 본을 보였습니다.”(사도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