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난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아버지를 죽인 세력에 대하여
복수심을 노골적으로 들어낸
정조였지만 왕위를 차지한 뒤
능지처참한 자는 한 명이었다.
역모를 도모했던 구선복이다.
그는 영조가 창경궁 회령전 앞
아버지를 뒤주에 집어넣을 때
뒤에서 강압하며 침을 뱉았다.
11살 세손은 포도대장이었던
그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즉위 후 10년 가까이
훈련대장을 맡겼지만 오히려
그는 이복동생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 반정을 꾀했던 것이다.
정조는 역적 구선복을 국법에
따라 처단하고 속내를 토했다.
“살점을 씹어먹고 가죽을 벗겨
깔고 자도 시원치 않을 정도로
내 어찌 용서할 수 있었겠는가.
허나 흉악함이 하늘의 주벌을
스스로 청하길 기다렸느니라.”
결코 사사로운 감정이 아니라
하늘이 대신 복수해 줬다는 뜻.
“복수하는 자는
주님의 복수를 만나게 되리라.”(집회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