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유진: 생후 17일(Photo by her Mom)
아기가 잠드는 걸 보고 가려고,
아빠는 머리맡에 앉아 계시고.
아빠가 가시는 걸 보고 자려고,
아기는 말똥말똥 잠을 안 자고.
이별의 슬픔을 동심으로 건져
순화시킨 이 동시는 아동문학
대가 윤석중 선생의 ‘먼길’이다.
일제 강점기 징용 떠나는 어떤
가정을 떠올려 쓴 시라고 한다.
이제 아기는 밤마다 잠 못들고
돌아올 아빠를 기다릴 것이다.
그 동심의 설렘으로 이 대림을.
“깨어 있어라.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마르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