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자 시절 본당 꾸리아 단장님이
매우 경외스럽게 보였다.
그 본당은 신자 수 200명 남짓 했지만
쁘레시디움이 8팀이었다.
월례 회합 때 단장님은 카리스마로
평의원들을 이끌었고
탁월한 교리지식에 덕성까지 겸비한 분이라
따로 찾는 신자들이 많았다.
주임 신부님께서도 중요한 일은
단장님에게 의견을 구하시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꾸리아 단장은
저런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구나, 깊이 각인 되었다.
그런데 우리 본당으로 전입한지 서너 해,
신자생활 십년도 되지 않아
회합에서 꾸리아 단장으로 선출되었다.
나는 너무도 터무니 없는 일이었기에
신부님께 거부권을 요청드리며
심하게 반발하였다.
그러나 중과부적이었다.
하물며 꾸리아 단장 하나 맡으면서도
심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님을 맡으신
요셉 성인의 심경은 어떠셨을까?
새머리, 의심과 겁이 많은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마태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