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툭'
마치 아무 것도 아닌 듯 지난 십 년의 세월을 던져버리는 '쿨'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가봅니다.
시원섭섭한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봉사하는 그 순간이 마냥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며 지난 십년간 짊어지고 왔던 '주보'라는 십자가를 내려놓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밤에 매를 맞고 계시며, 조금있으면 십자가를 지고 그 험난한 발걸음을 떼어놓으실텐데
말같지도 않은 이유를 늘어놓으며 십자가를 내려놓는 제가 한없이 비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 당신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계신채 모자라고 부족한 제게 십자가를 내려놓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는 주님의 큰 사랑에 찬미와 영광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초창기 주보에 게재된 글에 '첫경험'이라는 단어가 실렸다고 노여워하시던 자매님으로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에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나 촛불집회에 불편함을 느끼시고 그와 관련된 주보의 글이 게재됨을 꾸짖어주시던 형제님 등, 지난 십 년의 세월속에 부족한 저로 인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서툴고 모자란 모습임에도 열심히, 기쁘게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끝까지 함께하지를 못함을 용서하시기를 바라면서 마지막 주보를 올려봅니다.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주님은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그리고 저와 우리 본당의 모든 형제자매님들께 당신의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김용태 요셉
첨부 파일1: 1713c565_주보_170416.pdf (0 by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