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님은 생전 21통의 편지를
남겼으나 2통은 유실, 19통만 전한다.
그중 ‘마지막 회유문’으로 알려진 한글
편지는 순교 직전 비장한 유서와 같은
당부 말씀으로 가득하지만 신자들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곳곳에 배여 있다.
“할 말이 많은들 어찌 지필로 다하랴.
이만 그친다. (…) 천국에서 만나자”며
끝마치시고는 또 “마음으로 사랑해서
잊지 못할 신자들이여. 이 어려울 때를
맞이해 부디 마음을 허실이 먹지 말고
밤낮으로 주님의 도우심을 빌어 삼구
(마귀,세속,육신)를 대적하기 바라노라.”
사랑으로 친구(親口)하신다며 ‘부주교
김 안드레아’라고 끝을 맺으시다 다시
“하느님께서 머잖아 나보다 더 착실한
목자를 주실 것이니, 부디 서러워 마라.”
김 신부님은 거듭 신자들을 보듬으셨다.
이 사랑의 밀알 하나가 떨어져 오늘날
한국천주교라는 큰 밭이 된 게 아닐까?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