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무학이 평생 한이셨다.
40년 전 나의 대학 입시 성적이
나온 날 아버지는 감기가 드셨나
종일 누워서 콧물을 닦고 계셨다.
아들놈 점수는 서울대학이 아닌
서울의 대학도 힘든 지경이었다.
3년 뒤 군입대를 하는 날 아침도
하직 인사를 드리는 데 아버지는
돌아앉아 또 콧물만 닦고 계셨다.
지나고 보니 아버지는 자식놈에
대해 끓는 애통함을 안쓰러움의
표현을 콧물이 대신하셨던 거다.
아버지가 생각날 때 불효자식은
괜히 코를 킁킁대는 버릇이 있다.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루카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