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을 위선자로 단죄하십니다.
율법은 종교 제도를 유지하려고 십일조를 바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지나친 열심 때문에 향료 식물까지 포함시켜서 규정만 무겁게 만들어 놓고
정작 율법의 근본정신인 의로움이나 하느님 사랑과 자비의 정신에 소홀하였기에 단죄를 받습니다.
예언자들은 끊임없이 정의와 자비와 신의를 부르짖으며, 신앙 행위의 의식주의와 율법주의에 대하여 경고하였습니다.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는 것은 옳지만, 하느님께서는 부정한 이익을 거부하고, 정직하게 생활하며,
약한 이와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일을 더 원하시고, 기뻐하십니다.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이 신앙에 열정적이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님께서 그들을 단죄하신 것은,
그들의 신앙 실천이 너무 표면적이고, 드러난 모습과 행동이 하느님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 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주에 가까운 예수님의 꾸짖음을 듣고 있노라면, 당시 종교와 사회에 대한 불의와 잘못된 점을 매섭게 질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나,
위선적인 바리사이들이나 율법 교사들이 받는 꾸중에 통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우리의 그런 감정 이면에,
나는 바리사이들이나 율법 교사들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잊는다면 우리 역시 예수님께서 꾸짖으시는 바리사이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주님의 꾸짖음을 지금 나에 대한 꾸짖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거울 삼아 우리의 모습을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 매일미사 연중 제28주간 수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