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

사랑의길 on 08/25/2020 07:50 AM

 

베드로 신부님은 늘 적게 드셨다.

그리고 오후 5시 이후에는 일체

어떠한 음식물도 먹지 않으셨다.

방문 손님을 대접하느라 어쩔 수

없어 늦은 저녁을 들고난 뒤에는

소화제 복용을 했는데도 다음날

뵐 때 뱃속이 거북스러 동지 섣달

긴긴 밤이었다며 크게 웃으셨다.

“근데 말여, 그때 신학생 애덜은

배가 고프면 통 잠이 안 온다데.”

간 밤 팽만감으로 한숨도 제대로

못 주무신 당신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신학대학교 총장 소임을 하실 때

불켜진 방을 점검하면 학사님들

하나같이 컵라면 먹더란 얘기다.

베드로 신부님처럼 과식을 삼가,

절제하는 것부터 내 안의 탐욕과

방종을 경계하는 첫걸음 아닐까?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마태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