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 신부님은 늘 적게 드셨다.
그리고 오후 5시 이후에는 일체
어떠한 음식물도 먹지 않으셨다.
방문 손님을 대접하느라 어쩔 수
없어 늦은 저녁을 들고난 뒤에는
소화제 복용을 했는데도 다음날
뵐 때 뱃속이 거북스러 동지 섣달
긴긴 밤이었다며 크게 웃으셨다.
“근데 말여, 그때 신학생 애덜은
배가 고프면 통 잠이 안 온다데.”
간 밤 팽만감으로 한숨도 제대로
못 주무신 당신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신학대학교 총장 소임을 하실 때
불켜진 방을 점검하면 학사님들
하나같이 컵라면 먹더란 얘기다.
베드로 신부님처럼 과식을 삼가,
절제하는 것부터 내 안의 탐욕과
방종을 경계하는 첫걸음 아닐까?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마태 23,26)